한강하구서 만난 남북 "정확한 해도 만들기 첫발" 사랑방

강화(한강하구)=국방부·해양수산부공동취재단 /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 입력 2018.11.06.

5일 오후 3시경 인천 강화군 교동도 앞 한강하구. 우리 측 수로조사용 선박과 북측 수송용 선박이 천천히 서로를 향해 접근했다. 두 선박이 밧줄로 연결되자 북측 선박에서 북한군 관계자 등 북측 인사 10여 명이 차례로 우리 측 선박으로 건너왔다. 1953년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5년 만에 남북이 처음으로 한강하구 공동수로조사를 위해 만난 것이다.

남북은 앞서 9월 평양에서 채택한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한강하구를 민간선박이 자유항행할 수 있는 남북 공동이용수역으로 만들고, 민간선박 안전을 군사적으로 보장하자고 약속했다. 총길이 70km, 면적 280km²인 한강하구는 별도의 남북 경계선이 없기 때문에, 정전협정에 따르더라도 남북 민간선박이 항행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남북이 한강을 사이에 두고 짧게는 1km 지척에서 총구를 겨누고 있는 등 우발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서 그동안 민간선박 항행이 허용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수심 측정 등 항행을 위한 수로조사가 이뤄지지 못해 구체적인 해도조차 없다. 이날 남북이 오전 10시경 교동도 해상에서 만나기로 했지만 오후 3시가 돼서야 만나게 된 것도 수심 및 해로, 물때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우리 측 조사선은 해로를 찾지 못해 한때 뱃머리를 돌려 가던 길을 다시 거슬러 돌아와야 했다. 북측도 썰물 때라 (제시간에) 가기 어렵다는 통보를 군 통신선을 통해 해오는 등 혼선이 이어졌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이 지역에 와본 사람이 없으니 구체적인 해도가 없고 대강 만든 해도만 있다고 말했다.

남북은 각각 10명씩 조사인력을 투입해 다음 달 말까지 공동 수로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수로조사선 6척은 우리 측 배를 이용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가 끝나면 민간선박에 정확한 해도가 제공되고 남북 양측 연안 100m 이내로 진입하지 않는 범위에서 자유로운 항행이 가능해진다. 국방부 관계자는 날씨가 풀리는 내년 봄부터는 민간선박 항행이 가능해지는 만큼 한강하구가 평화의 장소로 변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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